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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종자은행

토양종자은행

흙은 종자은행이다. 흙에서 싹이 트고 작은 풀부터 크디큰 나무가 쑥쑥 올라온다. 흙에는 은행처럼 종자가 저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토양종자은행’이라 일컫는다.

토양종자은행의 경제적 중요성 때문에 특히 농학에서 종자은행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왔고, 산림 재생 및 복원생태학 또한 토양종자은행에 관심을 기울인다.

“‘토양종자은행’은 토양 내 혹은 표면에 존재하는 생명력 있는 종자의 모임으로, 잠재 식생의 대표적인 형태입니다. (중략) 이 풍부하고 다양한 식물의 종자는 토양층 표면이나 흙 속에 파묻혀서, 발아하기 적합한 시기를 기다립니다.

기회가 찾아오면 재빨리 발아하여 습지의 식생을 항상 풍성하고 높은 생물다양성이 유지되도록 합니다.”([아하!생태!] 토양은 종자은행… 연못가 진흙 세 숟가락서 537개 식물 싹 틔워, 한국일보 2019.1.19.)

종자는 흙 속에서 ‘휴면상태’를 유지하여 발아하기 적합한 시기를 기다린다. 어떤 종자들은 1~5년 이내에 발아하거나 고사하고, 어떤 종자들은 5년 이상을 생존한다.

장기 생존하는 종자들은 최대 40년을 땅속에서 생존한다고 하는데, 드물게는 1,600년을 생존한 것도 있다고 한다. 이렇듯 종자마다 수명이 서로 다르고 다양한 요인에 의해서도 달라지지만 대부분은 100년을 넘기 힘들다.  

토양종자은행 :  적합한 조건에서 싹트는 모습
적합한 조건이 되자 종자에서 싹이 튼다

화재, 기상 악화, 작물 경작, 목재 수확은 토양을 교란시키는데, 종자은행은 이 교란된 땅이 다시금 식물로 뒤덮이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종자은행이 탄탄히 건설되지 않은 땅은 식생을 재형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종자은행이 잘 갖추어져 있는 땅은 생물다양성을 빠르게 회복해 간다.

토양종자은행의 종 다양성이 풍부할수록 지상 식물군의 종 다양성이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토양종자은행에 저장된 종자들이 반드시 현존 식생을 반영하거나 대표하지는 않는다.

최근의 한 해외 연구에 따르면, 종자은행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생태계를 보전하고 번식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한다. 종자은행은 산불, 수확, 벌목 등으로 인해 황폐화된 산림의 하층 식물 군집의 구성과 공간적 조직을 파악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토양종자은행을 통한 재생은 생물다양성 회복을 가능하게 하고 산림보호구역의 자연 재생에 매우 중요하다(자료: Significance of Soil Seed Bank in Forest Vegetation—A Review, Anju M. V. et al., 2022).

토양종자은행에 대한 연구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지상에서 멸종된 토종식물들과 멸종위기 자생식물들의 종자가 혹시 은밀한 토양종자은행에서 휴면상태로 있을지 모를 일이다. 연구의 심화발전을 통해, 생물다양성과 경관이 재생, 복원되면 좋을 것이다.